FM2014 간략 소감


Season's Greeting! 언제나 늘 그렇듯이, FM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FM2012 까지는 발매 2주 전에 데모를 공개했는데, 2013부턴 데모는 게임이 출시될 때 함께 공개되지만 예약구매자들에게는 2주 먼저 베타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바뀌었지요. (물론 한국판이 아닌, 기본 버전이야기입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FM이 2014 버전에 와서 드디어 스팀 클라우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전까지는 세이브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하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에서 플레이하기 위해선 세이브 파일을 가지고 다녀야 했습니다. 실제로 전 잠들기 전에 NAS의 FTP 서버에 세이브 파일을 복사한 뒤에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이 파일을 가져와서 플레이하곤 했죠. 하지만 이제 문명처럼 세이브 파일을 스팀의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번거롭게 파일을 복사할 필요 없이 집에서, 회사에서, PC방에서,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 계속해서 이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 끝난 거에요.


감독을 생성하고 제일 먼저 발견하게 되는 차이점은 바로 팀 미팅입니다. 이전엔 발언을 하면 오른쪽에 선수들의 반응이 나오긴 하지만 실제로 선수들과 대화를 할 수는 없었는데, 2014 버전부터는 선수가 직접 발언을 합니다. 위 스크린샷을 보시면 로사가 덜 유명한 감독 밑에서 뛰고 싶었다고 아부를 하고, 외질과 몬레알이 우승을 할 수 있겠냐며 되묻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선수들의 반응도 오른쪽에 표시되고 있습니다.


경기 전 상대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가 이전보다 간편해진 것 또한 눈여겨볼만 합니다. 그 팀이 어떤 전술을 쓰고 어떤 전술을 상대로 강점을 보였지만 어떤 전술에는 약했는지, 득/실점 패턴은 어떤지 등은 이전엔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다시 한번 메뉴를 찾아가야 볼 수 있었지만 이젠 메일함에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경기를 앞두고 어떤 훈련을 하면 좋을지도 함께 표시되고 동시에 훈련 메뉴를 누르지 않고 메일함에서 바로 경기전 훈련을 설정할 수 있지요.

이적 협상 과정이 보다 간편해진 것 또한 특기할만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지만 하단 가운데 'Suggest Terms'라는 버튼이 생긴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엔 메일함을 통해 구단간 이적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젠 최종 메일을 보내기 전에 그자리에서 바로 상대 구단과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선수 에이전트와 협상할 때 처럼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Make Offer'를 하면 공식적인 제의가 들어가고 협상이 마무리 됩니다.

경기 중 수석코치의 의견을 곧바로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한 개선점입니다. 이전까진 수석코치가 'XX 선수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의견을 내놓으면 전술 메뉴에서 일일히 대응책을 선택해야 했지만 이젠 말풍선 아래에 보이는 'Apply Advice'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전술에 반영됩니다. 상당히 편리해졌지요.

사실 이전작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팀 전술입니다. 2013 까지만 하더라도 팀에 대한 기본 세팅과, 경기 중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주문이 별개로 존재했습니다. 팀 기본 세팅에서 먼저 경기장을 좁게 쓸 건지 넓게 쓸 건지 결정하고, 경기 중에 '더 넓게 벌려라' '더 좁혀라' 등을 외치는 식이었죠. 하지만 2014에선 팀 별 기본 세팅을 모두 외치기로 통합시켰습니다. 더 이상 폭이나 패스 속도, 수비 라인의 위치 등을 조절하는 슬라이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주문사항들의 조합이 팀 전술이 되는 거지요. 녹색은 현재 사용 중인 항목, 검은색은 아직 사용중이지 않은 항목이며 빨간색은 현재 사용중인 항목과 모순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항목입니다. (경기장을 넓게 쓰라는 주문은 좁게 쓰라는 주문과 함께 사용할 수 없지요.)

선수 개개인에 대한 부분전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가지 전술 옵션이 표시되며 이들 중 원하는 것을 켜고 끔으로써 선수에 대한 전술을 지정합니다. 당연히 모순되는 옵션은 동시에 사용할 수 없고, 일부 옵션들은 그 전에 설정한 선수의 역할에 따라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회색)  위 스크린샷은 타겟맨(공격)으로 지정한 지루의 선수별 지시를 고르는 것인데, 이미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이기 때문에 '볼을 몰고 외곽으로 빠져라'라는 옵션은 선택할 수 있지만 '볼을 몰고 박스 측면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와라'라는 옵션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아참, 선수 역할이 몇가지 추가되었습니다. 우선 최전방엔 펄스 나인, 공미 위치엔 Enganche와 섀도우 스트라이커, 윙에는 측면 타겟맨, 수미인 레지스타와 하프백, 풀백 자리엔 컴플릿 윙백과 리미티드 풀백 이렇게 도합 8가지네요. 측면 타겟맨은 과거 윙트너처럼 체쿠가 큰 선수를 측면에 배치해서 왜소한 풀백들과 경합시키는 포지션입니다. 하프백은 중앙 수비수가 공격 들어갔을 때 그 위치를 메운다는데 쉽게 말해 그냥 부스케츠네요. 컴플릿 윙백은 공격 몰빵 윙백, 리미디트 윙백은 반대로 수비 몰빵이 되겠습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는 기존의 딥라잉 포워드와 달리 중앙 공미 자리에서만 선택이 가능하구요. Enganche는 위 영상이 설명하고 있듯이, 리켈메입니다.


이전엔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릴 때 한번에 하나씩만 켜거나 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러개의 주문 사항이 동시에 작용하긴 하지만 올릴 때 상당히 번거로웠죠. 예를 들어 점유율을 높이고 싶을 때 '점유율을 유지하라'를 먼저 켜고 그 뒤에 '박스에서 찬스를 만들어라' '패스를 짧게 해라' 등을 차례대로 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14는 그냥 지시사항을 누르면 곧바로 복수의 지시사항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 이 지시사항들이 전술과 어차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전술창을 누를 필요가 없습니다.




최근 몇년간 FM 시리즈는 선수와의 인터랙션을 강화해왔지만 이번 2014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 메인 컨셉 같습니다. 왠만한 것들은 경기 외적인 사항들은 왠만하면 메일함에서 보고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경기 중의 사항들 역시 굳이 전술 메뉴를 누르지 않아도 그냥 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이전작보다 발전된 부분입니다. 하지만 전술이 지시사항과 통합된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보다 쉽고 간편하게 전술을 지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반대로 디테일한 지시를 내릴 수 없게 되었죠. 오밀조밀하게 전술을 짜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걱정해야할 것은 전술의 디테일한 설정이 아니라 매치 엔진의 완성도입니다. SI 측에선 FM2014 출시를 앞두고 매치 엔진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돌려보면 굉장히 엉성합니다. 선수들의 움직임, 동작 등 경기 시뮬레이션 자체가 아주 어설퍼졌어요. 멀쩡히 앞에 서있는 아군의 등에다가 슛을 날린다거나, 눈앞에 공이 떨어졌는데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서있어서 뒤따라온 선수에게 볼을 내준다거나, 뻔히 돌아가는 선수를 보고서도 패스를 하지 않는 등 선수들의 지능이 굉장히 퇴화되었습니다. 아마도 전술 지정이 바뀌면서 경기 시뮬레이션 쪽을 새로 만든 것 같은데 (SI도 매치 엔진이 개선되었다고 광고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게 지금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선수 지능이 떨어져서인지 1:1 찬스가 상당히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슛은 또 굉장히 쉽게 키퍼에게 잡힙니다. 그러니 경기를 보고 있어도 몰입이 전혀 안되고 계속해서 어거지같다는 느낌만 듭니다. 단순하게 제가 지금 플레이중인 팀이 성적이 안나와서가 아닌게, 전반적으로 경기 결과들이 이상합니다. 예를 들어 제 플레이 중엔 시즌 중반까지 에버튼이 계속 1위였거든요. 다만 제가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 베타 버전이고, 실제 버전에선 개선될 수도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셔야 할 겁니다. (업계 사람으로써 말씀드리는데, 사실 이런 시뮬레이션 개선은 2주로 개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아스날 팬들을 위한 보너스-

- 외느님은 우월하십니다.
- 지루는 골을 정말 지독하게 못넣습니다. 특히 리그에서요.
- 월콧은 계속해서 저평가받네요.
- 옥챔은 게임에서도 패스 안하고 죽어라 돌파하고 슛만 디립다 때립니다. 물론 잘 안통합니다.
- 의외로 박주영은 원하는 팀들이 제법 나옵니다.
- 빌라한텐 무조건 털립니다. 아그본라허에게 탈탈탈 털립니다.

by 고금아 | 2013/10/25 23:03 | 칼럼 및 기타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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