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야 제발 8-2로 스날을 발라줘...

전 자꾸 아르샤빈을 영입했던 08/09 시즌 겨울이 거슬립니다.

전 시즌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던 4중주 중 2명은 이적, 1명은 장기부상으로 미드필드가 완전히 궤멸된 상황이었죠. 세스크 파트너였던 데닐손이 공수 양면에서 세스크 발목을 잡으면서 세스크가 데닐손보다 앞에 위치하면 빌드업이 안되고, 뒤에 위치하면 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세스크마저 부상당하면서 빌드업과 페넌트레이션 둘 다 안되는 그야말로 막장인 상황이 왔습니다.

누가 봐도 문제는 명확했고, 영입할 선수도 명확했습니다. 선수 본인도 강력히 원했구요. 하지만 아르샤빈의 이적은 이적시장 마지막날에서야 겨우 이루어졌습니다. 그것도 제니트와의 지리했던 이적료 협상 끝난 뒤 선수 개인과의 주급 계약이 틀어져 러시아로 돌아가는 와중에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멈춘 덕분에 일어난 기적이었죠. 너무 늦게 합류한 탓에 2월 21일에서야 겨우 데뷔전을 치룹니다. 빌라가 알아서 미끄러져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챔스에도 진출하지 못할 뻔 했죠.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늦게서야 계약한 걸까요? 물론 이적료나 주급 계약에서 이견이 있어서였겠습니다만, 사실 제니트와의 금액차가 그리 큰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1~2M 파운드 사이에서 치킨 게임을 벌였죠. 당장 챔스 탈락해 30M을 날릴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1~2M이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08/09 시즌의 12월과 1월의 기록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날짜                대회                기록                상대                스코어
12/02        칼링컵        패                번리                2-0
12/06        리그                승                위건                1-0
12/10        챔스                패                포르투        2-0
12/13        리그                무                보로                1-1
12/21        리그                무                리버풀        1-1
12/26        리그                무                빌라                2-2
12/28        리그                승                포츠머스        1-0
01/03        FA컵                승                포츠머스        3-1
01/10        리그                승                볼튼                1-0
01/17        리그                승                헐시티        3-1
01/25        FA컵                무                카디프        0-0
01/28        리그                무                에버튼        1-1
01/31        리그                무                웨햄                0-0

참고로 11월 성적은 리그 기준 2승 3패였습니다. 맨유 첼시를 잡아놓고 맨시티 빌라 스토크에게 발렸죠. 그리고 12월 들어선 2승 3무였죠. 대위기설 나오고 아르샤빈 영입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빗발쳤습니다. 하지만 12월 28일 포츠머스와의 리그전부터 1월 17일까지 4연승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적시장을 1주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3연속 무승부를 기록했죠.

올시즌 11~12월 성적을 한번 살펴봅시다.

날짜                대회                기록                상대                        스코어
11/03        리그                패                맨유                        1-2
11/06        챔스                무                샬케                        2-2
11/10        리그                무                풀럼                        3-3
11/17        리그                승                닭                        5-2
11/21        챔스                승                몽펠리에                2-0
11/24        리그                무                빌라                        0-0
11/28        리그                무                에버튼                1-1
12/01        리그                패                스완지                2-0
12/04        챔스                패                올림피아코스        1-0
12/08        리그                승                WBA                        2-0
12/11        COC                무(패)        브랫포드                1-1
12/17        리그                승                레딩                        5-2
12/22        리그                승                위건                        1-0
12/29        리그                승                뉴캐슬                7-3

11월 한달간 전 대회 통틀어 2승 4무 1패에 리그만 따졌을 때 1승 3무 1패였죠. 이런 침체기가 12월 4일까지 이어집니다만 12월 8일부턴 4연승 했습니다. 그리고 1월 1일 소튼전에서 1-1로 비기고 나서야 선수를 내보내는 움직임을 하고 있죠.

08/09 시즌의 11월~1월과 12/13 시즌의 11~1월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분명 스쿼드는 확연히 나빠졌고, 그로 인해 이적시장을 앞두고 영입 링크가 뜹니다. 하지만 이적시장 근처에서 경기력과 관계 없이 제법 괜찮은 성적이 나오면서 링크가 죽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겁니다.

바꿔 말하자면, 벵거는 08/09 시즌 1월에도 사실 영입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아르샤빈 가지고 그렇게 질질 끌었던 거지요. 그러다가 1월 말에 고꾸라지자 그제서야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러면서도 1~2M 차이로 영입을 파토냈었구요. 올 시즌도 마찬가지입니다. 벵거가 지금이 굉장한 위기라고 생각했다면 이미 12월에 딜을 진척시켰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1월 1일 시장 시작하자마자 오피셜이 떴어야죠. 12월에 어기적 어기적 이기니까 아 우리 애들 잘하나보다 영입 필요 없겠네 그러고 손 떼고 있다가 이제서야 영입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리부터 만들려고 하는 거죠.

샤막 주루 스킬라치 3명의 주급을 6만을 잡아도 남은 반시즌 주급이 4.7M입니다. 임대를 못보내서 우리가 끌어안았을 때 입는 손실이 4.7M이고, 주급 절반 부담하는 조건으로 임대보내면 2.35M을 아낄 수 있지요. 영입이 늦을수록 투입되는 시점도 늦습니다. 지리하게 끌던 월콧의 재계약 소식도 나오고 이적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발언이 나온 이상 어느 정도의 위기는 느끼고 있겠지만, 2.35M 아끼겠다고 이적시장 5일을 날려보낸 것을 보면 아직 급하다고는 생각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앞으로 이어질 맨시티 첼시 리버풀 3연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3연전에서 승점 드랍을 최소화하고 버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만, 그랬을 경우 08/09년의 1월 처럼 스쿼드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이적료 15M에 주급 7만 메시만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11/12 시즌 8월만 해도 세스크 나스리 이탈한뒤에도 무려 12M에 챔보 데려오는 여유를 부렸죠. 그러다가 뉴캐슬전 0-0무, 버풀전 홈에서 0-2패할 때 까지도 버티다가 맨유전 8-2로 깨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패닉바이 했죠. 맨유전이 8월 말이 아닌 9월이었다면, 적당히 1-2 정도로 졌다면, 또는 그때 멀대와 아르테타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우린 올시즌 유로파를 보고 있었을 겁니다. 물론 멀대건 아르테타건 수퍼 퀄리티는 아니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가 갖고 있던 선수들 보다는 한단계 위였고, 지금도 팀의 주축입니다.

이야기가 길었는데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맨시 첼시 리버풀 3연전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면 늘 하던대로 까다로운 조건으로 선수들을 필터링 한 뒤에 이적료 협상 지리하게 끌고 최악의 경우 아예 현 스쿼드를 그대로 믿고 영입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1월 안에 디아비가 다시 장기부상을 끊지 않는 이상 떡대 미들을 데려오지 않고 다시 한번 디아비의 건강에 베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3연전 결과가 안좋으면 영입은 더 빨라질 겁니다.

물론 최선은 3연전도 잘 치르고, 전력도 잘 보강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이제까지 봐온 벵거의 성향을 보면, 그리고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닭집이 보여주는 무서운 기세와 제람빙보의 한심한 모습을 보면 차라리 맨시티한테 가르마를 당하고 폭풍영입을 하는게 장기적으로 이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팬이랍시고 앉아서 이딴 이야기를 하는 현실 자체가 싫네요.

by 고금아 | 2013/01/05 03:30 | 칼럼 및 기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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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inematrix at 2013/01/05 18:30
1보전진하다가 3보후퇴할바에는, 1보후퇴1보전진이 나아보이긴 하네요... 지금 matchday squad 18명 선수들중 무패시절당시에 벤치에도 못앉을 선수들이 꽤 있다는게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람지라던지... 램지라던지... 뢤지라던지...
Commented by 고금아 at 2013/01/05 22:16
그놈의 람지도 계약 연장했고, 요즘 대놓고 정줄 놓고 뛰는 챔보도 주급 엄청 올려서 재계약해버렸죠... 에효...
Commented by bergi10 at 2013/01/05 20:30
전 만유한테 이대팔로 발렸을때 박수치고 기뻐했었습니다
그래야 벵영감이 누구라도 데려오지 않을까 해서요

저도 지금은 3연전 3패로 끝났으먼 좋겠습니다
워낙에 다이 안나오는 상황이예요
Commented by 고금아 at 2013/01/05 22:17
2-8 이후 패닉바이도 가단장 작품이라더군요. 벵거가 그 상황에서도 간 보고 있으니 이러다간 다 죽겠다 싶어서 싸그리 질러버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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