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4일 토트넘 - 아스날 EPL 리뷰

긴 말 필요 없습니다. 10년째 아스날 응원하면서 쏭 없어서 졌다는 말이 나오긴 또 처음입니다.

쏭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데닐손이 그 자리를 맡았는데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번 시즌 아스날의 4-3-3에서 파브레가스 못지 않게 중요한 선수가 쏭이었습니다. 쏭이 뒤를 봐주기 때문에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해줄 수 있고, 또 공격적으로 나가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시즌 중반 넘어서부터는 쏭 자신도 간간히 공격에 참여해서 재미를 보기도 했죠.

오늘 그 자리를 맡은게 데닐손이었는데 이놈이 아주 제대로 역적이었습니다. 앞선에서의 실수를 커버해주기는 커녕, 본인 부터가 삽질을 해대니 미드필드 전체가 발목을 잡혀버렸죠. 박스 안으로의 침투 패스도 아니고, 수비진영에서 하프라인 넘기는 패스가 번번히 짤리면 어쩌란 말입니까. 그렇다고 수비가 제대로 되나요? 과장을 조금만 보태서, 화이트 하트 레인에 데닐손 대운하라도 팔 기세였습니다.

중계에서는 페르시가 들어가서 팀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페르시가 보여준 거라고는 5개월만의 환상적인 슛 하나 뿐이었거든요. 부상 이전처럼 미드필드와 포워드를 이어주는 플레이 뭐 이런 건 없었습니다. 팀 분위기가 바뀐건 페르시가 들어가서가 아니라 데닐손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베르마엘렌이 빠른 시간대에 부상으로 나간 것도 문제였죠. 아스날은 센터백의 공격 가담도 굉장히 잦은 팀입니다. 갈라스-베르마엘렌의 셋피스도 셋피스지만, 둘 중 하나는 꼬박꼬박 올라와서 수적 우위를 유지하는데 힘을 실어줘요. 심지어는 하프라인에서부터 툭툭 치고 올라다가 박스 안까지 뛰어드는 경우도 심심찮죠. 그런데 베르마엘렌이 실베스트레로 바뀌고 나니 왠걸.. 둘 다 할아버지들이라 라인 지키기도 버거운겁니다. 그나마 데닐손 나간 뒤에 그나마 아직은 폼이 덜 죽은 솔 켐벨이 공격에 가담하니 경기력이 또 살았죠.

토트넘으로써는 경기 초반 아스날에게 밀리고 있을 때 로즈의 원더골이 터진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그때부터 아스날이 아주 완전히 말렸어요. 거기에 순간적으로 사냐가 정줄을 놓으면서 베일에게 추가골 내줬죠. 노인들이 실수해서 골을 먹었으면 먹었지, 사냐 실수로 골을 먹을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07/08 사냐 엄청난 데뷔시즌이긴 했지만, 최근엔 사냐가 에보우에보다 딱히 나은 점은 못찾겠습니다.

여하튼 이걸로 올 시즌 우승 경쟁에서는 완전히 탈락했네요. 없는 살림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막판까지 달려보다가 결국은 선수층에 발목잡혀서 쓰러지는 것도 이젠 익숙해지니까 덤덤합니다. 사실 이렇게 트로피와 바꾼 유망주들 포텐 터지는걸 지켜보는게 나름 즐겁기도 하구요. 작년 그렇게 속을 썩이던 dds가 올시전 dDS가 되어서 진게임 비긴 게임마다 D만 있었어도 S만 있었어도 하고 아쉬워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MLB에서는 매년 뽑아가는 50명 중 한명만 빅리그에 올라가도 대박이라고 하고, 야구에서도 3타석 중 1타석만 치면 명예로운 3할 타자인데 셋 중 둘 건졌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제발 데닐손 좀 팔고 괜찮은 중미 한명만 삽시다...

by 고금아 | 2010/04/15 06:39 | 경기 리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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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우측 at 2010/04/15 10:13
그래도 또 내년엔 데닐손 데꾸 포텐아 터져라 해야하는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ㅜㅜ
저는 1:1을 벗겨낼 수 있는 공격수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벤트너가 그렇게 되던가.
Commented by kinematrix at 2010/04/15 11:47
아.. 정말 눈물 나네요....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는데, 첫 선발출전한 애송이(!) 한테 난데없이 첫골을 먹지 말이에요..... 심각하게 알무니아 바꿔야 할 듯 싶습니다. big4중에서 가장 약한 키퍼... 아무리 잘 쳐줘도 얫날 매닝거 급이지 말이에요...
Commented by 알지도못하면서 at 2010/04/15 17:32
알지도못하면서 씨부렁대네 그렇게 잘알면 니가 축구선수하던가 그러니까 니가 일반인이지 ㅋ
Commented by 고금아 at 2010/04/15 22:31
반론은 언제나 환영입니다만.

무기명으로 욕싸지르는 유인원과 이명박과 그 일당들을 예외입니다.
Commented by 벚꽃쥬스 at 2010/04/16 01:26
이로써 우승은 바이바이네요.. 쩝.. 남은 버밍엄과 비긴 경기가 두고두고 아프겠습니다. 끙....

갈라스 나가면 센터백들으 어떻게 되는걸까요?
Commented by 고금아 at 2010/04/16 01:38
1. 중미는 보강하되 주루 믿고 센터백 영입 없이 가다가 시망.
2. 데닐손 믿고 센터백만 영입했다가 데딜손 삽퍼서 시망.
3. 중미는 데닐손, 센터백은 주루 믿고 양쪽 다 보강 없이 가다가 시망.

3번의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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