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이제부터다.

어찌되었건, 쇠고기 관련 추가 협상이 결국은 타결되었다. 이번 추가 협상안은 한국에 수출할 쇠고기의 연령을 (무늬만이라도) 미국 정부가 수출 증명서를 붙여 보증하고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잠정적으로 보류하며 2회 이상 규정을 어긴 작업장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수출 중단을 요구할 수 있고 미국 정부가 받아들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단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넘어가자. 분명히 최초의 협상안에 비하면 나아진 조건이다. 극소량 혹은 미량 만큼. 김종훈 본부장에 의하면 "극소량이나 미량이라는 것은 육안으로 쉽게 검증이 되지 않는 그정도면 현미경으로 보지 않는한 식별이 되지 않는 그런 정도면 미량이다". 바꿔 말하자면 사실상 추가 협상으로 바뀐 것은 거의 없다.

그동안 본 블로그에서 한두번 강조했지만 미국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라면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수출업자들이 자율적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해 쉽게 반응했다. 왜?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팔아도 큰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으니까.

소는 생후 1년이 지나야 임신할 수 있고, 임신 기간은 280일이며 송아지가 젖을 먹는 기간은 생후 4개월 까지이다. 사육중인소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2마리의 새끼를 낳아야 하므로 산술적으로 축산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소 중 30개월 이상소의 비율은 최대 33%에 달한다. 최대 4마리 까지도 낳는다고 하니 미니멈 20%까지 떨어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나이든 소의 고기는 자국 내에서도 식용으로 소비될 수 있지만 육질이 질기기 때문에 좋은 값을 못받는다. 한국에 판다고 해도 그리 비싸게 팔 수 없다.

문제는 선진회수육(AMR)과 내장이다. 선진회수육은 이미 미국 내에서 가공육과 급식의 재료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내장은 아예 미국의 식문화권에서는 식용이 아니다. 이들은 도축하는 모든 소에서 발생하고, 미국 내에서는 사료용으로 소비된다. 하지만 한국에는 식용으로 팔 수 있다. 여기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둘 모두 광우병 위험 물질에 가깝다는 것이다. 선진회수육은 이미 해체하고 난 소의 뼈에다가 고압의 물줄기를 쏘아 살점들을 뽑아낸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뼈가 손상되고 뇌, 뼈 내부의 변형 프리온이 묻을 수 있다. 그래서 급식이나 가공육 재료로 사용될 수 없는 것이다. 내장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소장 끝에서 2m 까지가 SRM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소장에서 변형 프리온이 축적되는 부위는 파이어스 패치이고, 이 파이어스 패치는 소장 전 범위에 걸쳐있다. 정부가 제대로 국민들을 보호할 생각이 있다면 내장 전체의 수입을 막아야 한다.

정부가 병신같아서 이들을 빼먹은건지, 미국 수출업자들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서 빼먹은 건지 모르겠지만, 추가 협상으로 배제된 부위는 한국에서도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부위들이다. 그리고 협상은 타결되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이다. 조중동 같은 수구 세력들은 이 추가 협상 타결을 명분으로 이제 물타기 공세를 퍼부을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추가협상도 했다. 촛불시위가 원하던 안전한 쇠고기는 확보되었다. 더 이상의 촛불 시위는 명분이 없다. 국민 여러분은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가시라. 아직도 촛불을 치켜들고 정권 퇴진을 이야기 한다면 그건 빨갱이 놀음이다. 민주 시민 여러분은 속아선 안된다. 블라 블라 블라.

그리고, 이제 미국도 추가 협상을 해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재협상을 100% 거부할 명분이 생겼다. 혁명이 일어나서 MB가 미국으로 망명하지 않는 이상, 미국은 더이상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에 응하지 않는다. 즉, 이제 정부도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젠 정말 모 아니면 도다. 미국 정부가 '간접적으로' 보증한 쇠고기를 처먹거나, MB를 끌어 내리고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항상 강조하지만, 미국의 목적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변형 프리온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쇠고기를 파는 것이다. 대통령까지 끌어내고 재협상하자고 하면 해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는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이긴 하다.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그동안 한나라당이 MB를 탄핵하게 한다는 복당녀 이이제이론과 헌재에서 위헌 때려서 무효화 시킨다는 위헌크리론을 이야기 했는데, 이 두 시나리오 모두 이제는 잊어라. 백분토론 주성영 보면 알겠지만 한나라는 이제와서 MB를 떨어뜨리기엔 너무나 깊이 발을 담궈 버렸다. 박근혜는 MB가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일단 MB를 안고 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한나라당 내부의 친MB계가 끝내 돌아서지 않았거나. 어쨌든 한나라당은 MB와 운명을 같이 할 것이다. 박근혜로서도 그렇게까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한나라당이 박살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수년 내에 박근혜를 위협할만한 카드는 나오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박살나더라도 자신은 친박계로 다시 당을 만들 수도 있다. 수읽기에서는 과히 역대 최고수지만 역시 승부사 기질이 아쉽다.

헌재 위헌 크리도 마찬가지다. 헌재가 이걸 처리할 생각이 있었으면 이미 처리했어야 했다. 아마도 헌재는 본안심사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여론에 끼칠 영향을 두려워 한 듯 하다. 고시안이 변경된다면 기존의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은 기각될 것이고, 새로운 고시안에 대해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한다고 해도 본안 심사까지는 시간을 질질 끌 것이다. 헌재가 판결을 내린다면 그건 모든 사태가 마무리 된 이후라고 봐야한다. MB가 이기면 합헌. 지면 위헌.

저쪽은 이미 배수진을 쳤다.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처럼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스크럼을 짰고, 조중동의 물타기 지원 사격을 받으면서 버티기에 들어간다. 이제 우리의 숙제는 이 물타기에 말리지 않고 끝까지 결속하는 것 뿐이다. 지금 거리에 나와있는 시민들은 조중동의 물타기 신공에는 이미 면역이 된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세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외부 요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여하튼. 이제는 전쟁이다.

by 고금아 | 2008/06/21 21:03 | 정치(임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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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6/21 21: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willowkiss at 2008/06/21 22:10
여하튼, 이제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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