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바뀔거라는 희망을 버려라.

0. 상황 정리

'발포는 이제 시간문제다'에서 일주일이 지났다. 그 일주일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는 여전히 재협상 불가를 외치고 있고, 촛불은 청와대로 달리고 있다. 오직 한가지 바뀐 것이 있다면 폭력 진압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전방위로 폭격당한 경찰이 강경 진압을 포기하고(실은 6.4 재보궐 때문이라는 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 일단 경찰에 대한 분노가 약간 누그러진 시위대가 며칠간 청와대 돌진을 자제한 것 뿐이다. 그나마도 현장에서 시민을 폭행한 짝퉁HID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라는 시민들의 현장 신고를 경찰이 묵살함으로써 다시 한번 시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완충되었고, 그 결과 어제 오늘 다시 청와대 근처에서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1.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자율 규제의 허와 실

정부는 일단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자율 규제를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이 자율규제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는 이미 여러 언론에서 두들기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문맥 속에서 지니는 의미이다. 그동안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정부측의 완강한 거부와 달리 이 자율규제안은 허망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통과되었다. 미국의 수출 업자들도, 한국의 수입 업자들도 순식간에 이 자율 규제를 받아들였다. 이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돈이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소는 생후 1년이 지나야 임신할 수 있고, 임신 기간은 280일이며 송아지가 젖을 먹는 기간은 생후 4개월 까지이다. 사육중인 소의 개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2마리의 새끼를 낳아야 하므로 산술적으로 축산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소 중 30개월 이상 소의 비율은 최대 33%에 달한다. 최대 4마리 까지도 낳는다고 하니 미니멈 20%까지 떨어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30개월 이상 소 수출입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은 실은 그보다 더 큰 이익이 뒤에 숨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우병 사태를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이 더 큰 이익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바로 내장선진육회수이다. 일단 내장은 미국의 식문화에서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임헌조 사무처장은 소의 내장이 맥도날드 햄버거에 사용된다고 주장했는데, 미국 맥도날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내장 없는 유전자 변형 소를 키우고 있는게 아니라면 소의 내장은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사람이 먹을 수 없다면 결국은 동물에게 먹일 수 밖에 없다. 전체 도축량의 최대 33%에 해당하는 싼 고기를 싸게 판매하는 것과 전체 도축량의 100%에서 발생하는 사료를 식용으로 판매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30개월 미만의 소의 고기는 식용으로 소비된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는 사료 외에도 가공육이라든지,소를 원료로 하는 다른 제품의 재료로 사용되는 등 처분할 방법이 많다. 소의 내장은 30개월 이상과 미만을 가리지 않고 생산되고사료 외에는 처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 내장을 한국에 식용으로 수출하게 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이 30개월 이상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이유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내장이 사실은 SRM이라는 것이다. MBC의 보도에 따르면 변형 프리온은 소장의 파이어스 패치에 축적되며, 이 파이어스 패치는 소장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 바꿔 말하면 내장의 수입은 SRM 자체를 식용으로 수입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또하나 빼먹고 있는 것이 바로 선진육회수(Advanced Meat Recovery)인데, 도축된 소의 머리와 척추 등에 붙어있는 살점들을 수압 등으로 긁어내서 모은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척추 등 SRM이 손상을 입게 되고, 살코기들이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도 이 AMR은 미국 내에서도 급식이나 식품 가공품(소시지 등)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자 이제 수출입업체의 의도가 명확하게 보인다. 어차피 얼마 되지도 않고 처분할 루트도 있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포기한다. 대신그보다 훨씬 양도 많은데다 광우병에도 위험해 싼값에 사료로 팔 수 밖에 없는AMR과 내장 만큼은 한국에 식용으로 팔아서 돈을 벌어야 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지지하고 있다. 30개월 자율규제론은 그 실효성을 떠나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처사가 아니다. 정부의 입장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2. 경찰도 바뀌지 않았다.

바뀌지 않은 것은 경찰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해킹한 네티즌과 여대생 사망설을 유포한 네티즌을 단 이틀만에 검거한 대한민국 경찰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 수많은 채증 자료들 속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여대상 군화발 구타' 동영상의 가해 전경 하나 잡는데 무려 닷새가 걸렸다. 지휘관의 얼굴과 계급까지 고스란히 노출되었음에도 무려 닷새나 걸린 것이다. 그 외의 과잉 진압(곤봉질, 방패질 등)의 가해자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군화발 전경의 사법처리에 대한 경찰 내부의 반발
또한 경찰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이 사법처리에 반발하는 것은 저렇게 사법처리 하고 나면 이제 전의경들을 다루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전의경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장 지휘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없다. 그럼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경찰은 책임을 질 생각이 없다. 경찰은 과잉 진압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고, 시민의 부상 보다는 앞으로 전의경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 요 며칠 경찰이 잠잠했던 것은 반성과 자숙의 문제가 아니라 6.4 보궐선거 때문일 뿐이다.

다시 한번 살펴보라. 어청수는 살아있다. 대통령이 청장을 자른다는 것은 과잉 진압이었음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청장에게 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임 청장이 과잉 진압을 이유로 잘려 나가면 후임 청장은 당연히 시위 진압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후임 청장도 과잉 진압 시비에 휘말린다면 이는 청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그래서 청와대는 어청수를 자를 수 없다. 아직까지 진정한 충격과 공포는 히든 카드로 남아있다. 지금 어청수를 자르면 이후 방패로 사람을 내려 찍든, 군홧발로 밟든 모든 책임이 청와대로 넘어간다. 히든 카드인 최루탄과 발포의 책임이 청와대로 넘어가면 이땐 정말 헬기타고 망명할 각오를 해야 한다. 청와대는 어청수를 자를 수 없다. 잘라도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야 자를 수 있다. 그리고 어청수가 남아있는 한, 우리는 항상 최악의 사태를 각오해야 한다.


3. 청와대는 바뀌지 않은게 아니라 아예 미쳐있다.

재협상 문제는 대통령의 실질적 임기와 관련 있음은 이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다시 한번 요약하자면 재협상 건에서 촛불 시위에 밀리게 되면 이후 대운하, 의보 민영화 등 대통령이 계획하고 있는 모든 계획들도 무산되므로 정부 입장에서는 재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재협상을 이끌어내기 이해서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실질적 임기 뿐만 아니라 명목상의 임기까지도 위태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즉, 자칫하다간 5년간 식물대통령이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예 세종로 1번지에서 진짜로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압박을 해야 한다.

이 가설은 대통령 및 청와대 안팎 인사들이 지금 상황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합리적인 이성과 사고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즉, 그들도 생각이 있을 때의 이야기란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에 흘러나온 뉴스들은 이 가설은 전제부터 잘못되었음을 방증한다. 그들은 생각이 없다.

청와대에서 몇명 자르는 것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하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였다. 인적 쇄신은 재협상을 제외하고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한이다. 그네들 입장에서는 팔하나 자르는 셈이겠지만 밖에서 보기엔 손톱 조금 깎아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도 예상했던 것이다. 아아 하지만 성경에서는 왼손이 파는 삽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던가. 청와대에서 인력을 쇄신한다는 것과 동시에 우리 대통령께서는 공기업과 기관장의 수뇌에 자기 사람들을 심는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이 인사들이 그 말 많은 고소영 S라인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쯤되면 무능이나 저능을 떠나서 인지 부조화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청와대가 정신 분열 상태에 있다는 증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은 여전히 모든 문제가 이전 정권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객관적 현실과 본인이 받아들이는 주관적 현실사이에 어마어마한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태를 흔히 '맛이 갔다.'고 표현한다. 심지어 대통령이  주사파와 친북단체가 촛불 시위의 배후에 있다는 발언까지 했다고도 하는데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은 부인했다. 대변인은 "상식적으로 그런 말씀을 하셨을리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는게 포인트다. 청와대 대변인 조차도 주사파와 친북단체가 배후에 있다는 생각이 비상식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말을 듣고 반성하겠다며 청와대 비서들을 자르면서도 공기업에는 자기 사람을 심고, 배후를 찾으라면서도 배후설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한마디로 청와대는 정신 분열 상태이고 쉽게 말하면 청와대는 미쳤다.


4. 제정신인 사람들을 상대하자.

청와대가 현실을 직시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청와대를 압박해왔지만 청와대는 현실을 인지할 능력이 없다. 정신분열증 환자를 상대로 합리와 논리를 이야기하고 설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는 설득과 논리가 통할만한 상대를 찾아보자.

일단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이 굉장히 뼈아프다는 것을 미리 고백한다. 4.19 민주 혁명의 이념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임도 인정한다. 이런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본인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대세는 한나라당 - 정확하게는 박근혜다.

대통령은 5년이면 끝이 난다. 이명박은 잘하든 못하든 맥시멈 5년이면 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4년 뒤에 또 총선을 치뤄야 하고 그 1년 뒤에는 또 대선을 치뤄야 하며 다시 3년 뒤에는 총선을 치뤄야 한다. 한나라당의 현실 인식이 당연히 청와대보다 정확하며 계산적이다. 대통령과 달리 여당 일각에서 소수이긴 하지만 재협상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얘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통령은 여당을 버릴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이 바닥인데 여당이 돌아서면 실질적으로는 청와대 감금 상태가 된다. 하지만 여당은 유사시에 대통령을 버릴 수 있다. 아니, 여당이 대통령을 버리는 것은 이미 유행이 되어버렸다. 신한국당이 YS를 버렸고 민주당은 DJ를 버렸으며 열린 우리당은 노무현을 버렸다. 지금의 여당도 마찬가지다. 만일 대선 즈음에 MB 지지율이 신통찮으면 여당은 당연히 MB를 버릴 것이다. 다만 이걸 앞당기자는 것이다.


5. 한나라는 살기 위해 MB를 버릴 수 있다.

임기 초에 여당이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미 그럴만한 단초는 MB가 스스로 깔아놓았다. 경선 이후 공천 과정에서 있었던 친박계에 대한 피의 숙청, 그리고 거듭되는 여당과 청와대의 엇박자는 이미 여당과 청와대가 긴밀하지 않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표해뒀다. 게다가 MB의 친위세력은 청와대로 데리고 들어갔고 당에 남은 이른바 친이파들은 처음부터 MB와 함께 한 가신들이라기 보다는 지난 대통령 후보 경선(내전)에서 MB에 베팅했던 부동층이다. 이들은 MB에게 정치적 생명을 걸만한 의리도, 이해도 없다. 만일 MB 탄핵만이 당이 사는 길이라고 당론이 정해지면 따를 수 밖에 없다.

청와대가 그동안 그토록 친박계의 복당을 거부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소수의 가신들과 신흥 세력을 부동층으로 흡수한 친이계와 달리 친박계는 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올드보이들이다. 그것도 아직까지 현역으로 쌩쌩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당 내에서 박근혜를 중심으로 친위 쿠데타가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순식간에 당권을 장악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MB의 임기는 사실상 종료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복당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장기적인 플랜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친박 복당을 허용하면서 박근혜에게 화해의 제스추어를 취했다. 한마디로 '같이 살자' 라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MB가 믿을 수 있는 지지 세력이 여당 뿐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취할 수 있는 대책이긴 했지만, 문제는 박근혜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친박계가 복당하게 되면 박근혜의 친위 쿠데타는 더욱 쉬워진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박근혜를 내세워서 이명박을 탄핵한다면, 우리는 독재자의 딸이 독재자를 탄핵하는 시대의 코미디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를 살린 위대한 대통령 박정희의 딸'이 가진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날려버리는 박근혜 퀸 메이킹의 방점을 찍게 된다.

문제는 촛불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전례를 남기게 되면 후속 대통령들에게도 큰 제약이 될거라는 점이다. 쇠고기 대운하는 MB 고유의 것이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FTA 반대 촛불 시위가 일어난다면? 종부세 인하 반대 시위가 일어난다면? 그렇게 손발이 묶인 상태의 대통령이란 독이 든 성배와 다름없지 않을까? 이것이 박근혜가 당 내에는 재협상 이야기가 오가고 박사모가 촛불 시위에 동참하는 등 모든 준비를 끝내 놓고서도 아직까지 전면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즉, 박근혜는 지금 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친위 쿠데타의 손익을 재고 있는 것이다.


6. 한나라의 MB 탄핵은 100% 성공한다.

일단 한나라가 MB를 탄핵하고자 마음먹는다면 대한민국 보수층은 이를 100% 지지할 수 밖에 없다. 만일 지금 야당에 유력한 인물이 있다면, 그래서 기껏 잡은 정권을 내줄 우려가 있다면 보수는 MB를 끝까지 안고 가야 하겠지만 지금 야당엔 그런 인물이 없다. 어차피 투표 새로 해봐야 대통령은 박근혜다. 이건 보수 전체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대운하 근처에 사둔 땅값이 아깝긴 하겠지만 대국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리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게다가 박근혜는 MB같은 막가파도 아니고 센스 있고 우아하며 세련된, 한마디로 다루기 쉽고 말이 통하는 상대다.

일단 보수 핵심부가 MB를 탄핵하는 쪽으로 마음먹는다면 당연히 조중동이 돌아선다. 조중동이 돌아서면 자신의 계급과 관계 없이 보수 성향을 지닌 장년층도 함께 돌아서게 된다. MB가 지니는 또하나의 정치 자산인 종미주의 보수 교회들도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중립 포지션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왜? MB 없어도 교회는 장사를 해야 하니까. 박근혜는 단 한가지만 약속하면 된다. "교회에는 세금을 걷지 않겠다."

일단 탄핵 소추안이 올라오면 가결될 것이고, 탄핵 소추 사유를 "대통령이 멍청해서"라고만 쓰지 않으면 헌재는 탄핵을 통과시킬 수 밖에 없다. 물론 탄핵이 용인될 정도의 범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따라서 법리적으로는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재는 이미 성문헌법 국가에서 관습헌법을 인용해 대륙법계도 영미법계도 아닌, 안드로메다법계 전통을 따르고 있음을 만천하에 공포했다. 한나라가 탄핵하면 헌재는 무조건 따라간다.


7. 절반의 성공, 인정할 것인가?

20년전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냈지만, 그렇게 얻어낸 직선제로 노태우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으로 임명하고 말았다. MB 탄핵또한 마찬가지다. MB를 탄핵하든, 하야 하든 어쨌든 승자는 박근혜다. 과연 우리는 이 절반의 승리를 인정해야 할 것인가?

가슴아프지만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최소한 쇠고기와 대운하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단 촛불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전례가 생긴다면 차기, 차차기 대통령이 MB처럼 막나갈 수는 없다. 물 1/2컵은 절반 밖에 남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절반이나 남은 것일 수도 있는 것 처럼, 보다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노태우가 당선되었다고 해도 87년 6월 항쟁이 대통령 직선제라는 성과를 낸 것 처럼, MB 탄핵이 설령 박근혜를 청와대로보낸다고 하더라도 다른 소득을 찾아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집회 결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집시법을 개정하고국민소환제를 도입할 수 있다면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 따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생각하고 기꺼이 받아들일용의가 있다. 물론 대통령 탄핵 당시 열린우리당도 감히 꺼내지 않았던 사안들이라 희박하긴 하지만.

그리고 희박하긴 하지만 탄핵 후 재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물론 정동영 손학규로는 상대가 안되고, 강금실이나 한명숙 정도라면 어느정도 운이 따라준다면 어느정도 해볼만은 하다. 그래봐야 승률은 10% 미만이겠지만, 그래도 정동영 손학규 보다는 1000% 높다. 사실은 그보다 한명숙 강금실이 박근혜를 이길 확률보다 정동영 손학규가 양보할 확률이 더 낮다는 것이 더 문제이긴 하다.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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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금아 | 2008/06/08 05:58 | 정치(임시) | 트랙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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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태공망의 아스트랄한 세계 at 2008/06/08 09:10

제목 : 오늘의 글
청와대가 바뀔거라는 희망을 버려라....more

Commented by ydhoney at 2008/06/08 06:07
굿모닝 :-)
Commented by 建武 at 2008/06/08 08:36
청와대는 미쳐있는게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진짜로 정권을 하야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거든요. 관습헌법이 판치는 정치적 헌재지만, 그걸 믿고 탄핵안을 내놓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나라당을 압박해서, 한나라당이 행정부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게 가장 좋을것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고금아 at 2008/06/08 08:42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봐서는 한나라당이 청와대를 쏘지 않는 이상, 청와대는 이미 막가고 있는 중이라 한나라당을 통해 청와대 압박은 실효성이 의문이에요.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06/08 09:24
지금 많은분들이 이야기 하시는게 시위를 통해서 한나라당 압박이기는 하지만. 저는 솔직히 이명박 퇴진이 된다면 그 이후가 두렵습니다. 그때에는 우리가 지금처럼 행동에 나서기 힘든 포지션에 자리잡게 될테고 사람들은 급한 불을 끈것에 만족하며 다시 몇개월 전으로 돌아갈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저런 사람 퇴진안시키면 이건 국가의 심장부에 시한폭탄 꼴이고. 저는 절반보다는 낮은 성공이라고 하고 싶군요.

그나저나 청와대는 언제나 바뀌는법은 없었지요(...) 매우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김이연지 at 2008/06/08 10:52
고견 잘 읽었습니다.
의견에 수긍이 갑니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박근혜를 부추켜서 그녀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거라고 봅니다.
한국 상황이 무척 나쁩니다. 지금 정상적인 상태라면 유가와 환율의 문제에 모든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뭘하고 있는지 ... 모두들 보시고 있잖아요. 나라 정말 말아먹기 알맞은 상황이거든요.
Commented by SoulbomB at 2008/06/08 11:30
정신분열자들과 상대한다는 것 동감입니다.

...

근데 정말 박그네말고는 대책이 없는걸까요 OTL

뭐 명바기보단 나으려나.
Commented by 자연풍선생 at 2008/06/08 12:14
박그네공주에 대한 대항마라면 그래도 회창옹이 높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고금아 at 2008/06/08 12:18
쉿~ 지금 박그네 공주에 대한 대항마는 없는 겁니다. 그래야해요~

그리고 사실 회창옹이나 그네공주나 MB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오십보 백보인지라.
Commented by 수룡 at 2008/06/08 12:50
정말 글 잘쓰시네요 :)
Commented by 트란 at 2008/06/08 13:35
그럼 이 시점에서 시위대는 한나라당 당사로 가야 하는 걸까요 각자 자기 지역구의 국회의원에게 뜻을 보일 수 있는 전화등으로 공격해야 하는 걸까요 ? 이 두가지의 병행?
어쨌든 이제까지의 시위의 양상은 변화할 필요가 명확히 있는거 같네요 - _-a 일단 mb는 내려 앉게 만들어야 겠구요 정말 - _ㅜ 답이 없는 사람이예요 엉엉 개인 싸이로 출처 명기하고 퍼가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 ㅅ'
Commented by 고금아 at 2008/06/08 13:42
이 시점에서 시위대는 직접 어디로 움직이기 보다는 비폭력과 시위 규모를 유지하면서 조중동을 먼저 압박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의 현실 인식이 청와대보다 낫다고 해도 우리가 느끼는 것 과는 괴리가 있거든요. 시민들이 직접 압력을 가하기 보다는 그쪽 동네가 신뢰할만한 루트로 압력이 들어가야합니다.
Commented by 고금아 at 2008/06/08 13:55
국회의원 사무실 전화 공격은 좋은데, 나이 드신 중장년층에서 해야 효과가 있을 겁니다.
Commented by 정의와양심 at 2008/06/08 16:48
비 양심적이고 부 도덕한 반쪽 한나라 당과정부는 오래가지 못한다 국민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탄핵으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 한다 숭례문 방화 사건으로 국내에 나쁜일들이 터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도 생각 한다 비 양심적이고 부 도덕한 정부 사퇴하라고
Commented at 2008/06/08 19: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영산강 at 2008/06/08 23:52
역사속에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며 경제강국 일본 그리고 역사속의 사색당파를
바라보며 작금의 국민분열선동조짐을 우리 스스로 경계해야 할것입니다.
Commented by 인형사 at 2008/06/09 23:51
그런데 박근혜는 주은 지갑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한나라당의 공고했던 지지층이 실은 야당표에 불과했고, 그래서 이제 여당이 된 한나라당을 급속하게 이탈한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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