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볼튼-아스날 전 짧은 감상

개인 사정으로 짧게 핵심만 간추리겠습니다.

1. 에두아르두는 언제 깨어날 것인가!
크로아티아에서 경기당 1골씩 집어넣었던 득점기계 에두아르두, 아스날 와서는 아직 큰 빛을 못보고 있는 가운데 페르시의 부상으로 당분간은 주전으로 활약하게 되었습니다. 챔스 리그에서도 넣고, A매치에서도 곧잘 넣고 있는데 유독 EPL에서만 득점을 못하는군요. 시합에서의 움직임을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골에서 멀리 있습니다. 4-4-2의 투톱이 아니라 4-3-3의 좌우 윙 처럼 움직이고 있어요. 미드필더들도 에두아르두를 살리는 패스가 아직은 부족하다 싶구요. 한달간 호흡을 잘 맞춰봐야겠습니다.

2. 자비의 화신 아데발보살.
결정력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갖추었다는 아데바요르, 이번 시즌 득점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자비심을 버리나 싶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볼튼에게는 자비를 마음껏 베풀었습니다. 특히 골키퍼까지 제친 상황에서 제풀에 넘어지기는 그야말로 살신성인 그 자체였습니다. =_=;;; 아데바요르는 볼 때마다 신기한 것이 어려운 것은 잘 넣는데 오히려 쉬운 것은 잘 놓치는군요. 볼튼전에서 자비를 마음껏 베풀었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다시 무자비한 데발씨로 돌아와주길 바래요.

3. 투레의 해머, 작렬!
데발이는 자비모드, 에두아르두는 미드필더 놀이 하느라 포워드들의 득점이 멈춘 가운데, 투레가 승부의 무게추를 아스날 쪽으로 돌려놓습니다. 프리킥 상황에서 땅볼로 깔아찬 볼이 수비수들의 다리 사이를 지나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죠. 저 이제까지 아스날 게임 보면서 투레가 찬 프리킥 들어가는 건 처음 봤습니다. 요즘은 공격에도 깊숙히 참여하고 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이번의 땅볼 버전 말고, 진짜 투레의 해머를 시원하게 꽂아주길 기대합니다.

4. 월콧의 레넌모드
지난 시즌 첼시와의 칼링컵 결승을 제외하면 뚜렷한 임팩트를 보이지 못했던 월콧, 어제 다시한번 쇼를 보였습니다. 월콧이 들어가면서 아스날의 오른쪽 측면이 뚫리기 시작했어요. 스피드가 붙은 상황에서 볼을 잡고 달리니 두세명 정도는 쉽게 떨어뜨리더군요.

5. 두드려라 열릴 것이요 구하라 얻을 것이니.
사실 어제의 게임은 지난 시즌에 자주 보던 레파토리였습니다. '미드필드를 장악한 뒤 벌이는 파상공세 -> 거친 반칙과 10백 전술 -> 골키퍼 선방쇼'. 작년에는 여기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비기거나 어이없이 골 먹고 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시즌은 계속해서 득점을 우겨넣고 있는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입니다. 로시츠키가 왕년의 피레 마냥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와 주고 있구요, 그렇다고 박스 안쪽에 몰리면 세스크가 중거리슛을 시원하게 때려줍니다. 아스날은 이제 더이상 앙리 하나만 둘러싸서 막을 수 있는 팀이 아닙니다. (물론 앙리를 둘러싼다고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6. 잘 키운 흘렙하나 호나우도 안부럽다.
지난 시즌 리그를 통틀어 가장 탐나는 선수를 둘만 꼽으라면 베르바토프와 호나우도였습니다. 특히 패스 플레이어가 많은 아스날에서 호나우도 같은 드리블러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이번 시즌엔 호나우도가 부럽지 않습니다. 아.. 요즘 흘렙 드리블 정말 쩔어요 쩔어. 거기다 패스와 시야는 좀 좋나요. 이번 시즌 돌풍의 주역입니다.

7. 아스날은 진화한다.
이번 시즌 아스날은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이 만개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데발신은 자비를 버리기 시작했고, 세스크는 득점에도 맛을 들이기 시작했으며 플라미니도 미드필더 본능을 깨웠고 흘렙은 분데스리가를 접수했던 드리블을 다시 장착했습니다. 로시츠키도 공격본능이 살아났죠. 그런데 아스날은 아직도 성장중인 팀입니다. 아직 다들 어리고, 한두군데 미숙한 점이 있기 때문에 더 나아질 수 있어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클리쉬입니다. 지난 시즌 애쉴리콜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번 시즌엔 드리블에 맛을 들이면서 콜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제 광속 드리블로 세네명 떨어뜨리는거 보셨나요? 여기에 이제 크로스만 장착하면 향후 10년간 아스날 왼쪽은 걱정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무도 걱정하진 않지만요.

by 고금아 | 2007/10/21 18:21 | 경기 리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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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建武 at 2007/10/21 19:36
투레의 "들어가라 썅 슛"과 윌콧의 두명 사이를 스피드로 제치는 돌파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윌콧이 좀 더 자라고, 갓데발이 자비만 버리면, 이번 리버풀과 메뉴판 경기 결과도 정말 기대할만 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고금아 at 2007/10/21 21:00
월콧도 페르시 못지 않게 좀 성장한다 싶으면 부상이라, 이번 시즌 부상만 없이 보낸다면 충분히 성장할 것 같습니다.

데발신이야 뭐 이번 경기에서 자비를 충전했으니 다음 경기에선 무자비 모드로 나와주시길 바래야죠..
Commented by Joshua at 2007/10/21 23:23
클리쉬는 정말 최고 !!
Commented by GrayFlower at 2007/10/22 00:30
경기 후반부쯤에서 클리시 선수의 어마어마한! 돌파 잘 봤습니다.^^ 그 상황에서 패널티킥 얻었으면 시즌하이라이트감이었다는..^^b
Commented by 벚꽃쥬스 at 2007/10/22 10:11
갓데발의 대자비를 배푸시는 장면을 같이 보던 사람들이 큰 웃음을 누렸습니다.

그나저나 에보우에를 윙보우에 만드는건 아닌거 같네요. 너무 헤멥니다. 윙백가자니 샤나가 완전 벽이고.
Commented by rornfkxn at 2007/10/22 20:39
매주 보러오는데 정말 제삶의 낙인듯 싶네요^^
정말 재밌어요 담주 리버풀전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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