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8일 아스날 - 맨유전 리뷰

0. 양팀 라인업

무패우승 시즌 그 이전부터도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스쿼드의 얇음을 지적당하고 있는 아스날, 가뜩이나 그 습자지 같은 스쿼드에서 흘렙과 플라미니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해 리그에서 삽질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스토크 시티 전에서 무더기 부상과 페르시의 레드카드 까지 겹치면서 램지나 윌셔 중 하나가 맨유전에 출장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태로 몰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당초 부상으로 빠질 것으로 알려졌던 월콧, 갈라스, 사냐, 알무니아가 돌아오면서 어떻게든 선발 라인업은 겨우 꾸렸습니다.

------------벤트너--------------

나스리-디아비-세스크-데니우손-월콧

클리쉬--갈라스--실베스트레--사냐

-----------알무니아--------------

Sub : 파비앙스키, 투레, 주루, 송, 윌셔, 램지, 벨라

일단 원톱 벤트너는 데발신과 두두가 부상에 페르시가 징계를 먹어 가용한 포워드가 없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06/07 시즌에도 앙리 페르시 둘 다 부상중인 상황에서 당시 미완의 대기였던 데발신으로 재미를 본 기억도 있거니와, 벨라로 투톱을 세우기 보다는 미들을 보강하는 것이 우선이었겠죠. 디아비의 위치는 당초 벤트너 바로 아래의 세컨 톱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그보다는 오히려 나스리와 스위칭 하면서 뒤쪽에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편 스콜스와 플래쳐, 하그리브스가 부상으로 빠진 맨유는 루니 베르바토프 투톱에 박지성과 호날두를 양날개로 기용하고 중앙에 안데르손과 캐릭을 기용했습니다. 아무래도 하그리브스나 플래쳐 둘 중 하나가 있었으면 보다 수비적인 면에서 강한 조합이 가능했겠지만 지금의 아스날의 미드필드를 상대하기에 부족한 라인업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베르바토프--루니---------

박지성--안데르손--캐릭--호나우도

에브라--퍼디난드--비디치----네빌

-----------반데사르-------------

Sub : 쿠쉬착, 긱스, 나니, 하파엘, 오셔, 에반스, 테베즈

간만에 나니 대신 박지성이 선발로 투입되었는데 최근 나니가 부진한 것이 큰 원인이겠죠. 나니와 도찐개찐한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다시 나니에게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박지성에게는 중요한 일전이었습니다.


1. 전반전

실베스트레의 백패스를 알무니아가 손으로 잡아버리는 정줄을 놓아버린 플레이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그렇찮아도 개차반인 스쿼드에서 주포와 부포가 모두 부상중인 상황, 경기가 쉬울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아스날이 맨유에게 아주 제대로 말려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홈 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일단 미드필드를 접수하고 시작하던 플레이는 리만 브라더스와 함께 퇴출당한 듯, 특유의 아기자기한 패스웍은 고사하고 하프라인 조차 넘기 힘겨워하면서 주도권을 내줍니다. 이전까지는 지더라도 미들은 일단 장악했지만 골을 못넣어서 어영부영 하다가 역습에 무너졌는데, 원정도 아닌 홈에서 미들을 털리고 있으니 이거 오늘 비길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전반 중반이 지나자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나스리의 뜬금없는 골이 터집니다. 최근 기대만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일소에 해결해버리는 골이었죠. 아스날 특유의 만들어 넣는 골은 아니었지만,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과감하게 때려넣은 것이 네빌의 발에 굴절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동료들을 활용하면서 팀 전체의 찬스를 만들어가는 흘렙의 장점이 그리웠는데, 오늘은 어떻게든 혼자서라도 일단 저지르고 보는 나스리의 장점이 돋보였죠.

나스리의 뜬금없는 골을 넣었으니 사기가 오를 법도 했지만 그 여세를 몰아 다득점을 할 수 있는 스쿼드는 아니었습니다. 맨유 또한 아직 전반인 상황에서 딱히 뭔가 크게 변화를 줄만한 스코어도 아니었구요. 그냥 저냥 전반전이 마무리됩니다.


2. 후반전

후반 시작하자마자 세스크의 정확한 패스를 받은 나스리가 오른발 슛으로 추가 득점을 올리면서 경기가 화끈하게 달아오릅니다. 점수가 2점으로 벌어진 이상 맨유는 공격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아스날은 이런 맨유의 공격을 막아내고 역습에 나섭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들에서 누가 누구를 압도하는 상황도 아니었고, 도그 파이트라고 부를 만큼 격렬하게 부딪히지도 않았습니다. 발 닿는 거리에 있으면 한번 건드려주고 아니면 그냥 보내주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죠.

미들이 느슨해지기 시작하자 양팀 공격수와 수비수들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맨유에서는 박지성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좋은 움직임과 패스를 보였지만 호나우도와 루니가 여러번 찬스를 놓쳤습니다. 아스날에서는 세스크와 나스리가 분투했지만 벤트너 외엔 딱히 공격 자원이 없었고 벤트너의 움직임도 그렇게 좋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서로 무기력했던 경기는 네빌 대신 하파엘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퍼거슨은 오늘 흥분해서 여러 찬스를 놓친 루니를 빼고 테베즈를 넣어 어떻게든 잡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반면 웽거는 디아비와 월콧을 빼고 투레와 송을 넣으면서 걸어 잠그기에 들어갔죠. 하파엘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헤집었지만 테베즈가 그닥 좋은 모습은 보이지 못하면서 간만에 벤치 싸움에서도 이기나 싶었는데 하파엘이 추격골을 넣으면서 아스날 벤치에 똥줄이 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맨유는 기세를 타서 동점골을 노리고 미들을 생략하고 뻥뻥 카운터 들어오는데, 이쪽은 역습에 들어가도 공을 받을 공격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추가시간은 무려 6분! 웽거표 버티기가 또 실패하나 싶었습니다만, 결국 맨유도 간만에 나온 아스날의 10백을 뚫지 못했고, 아스날의 판정승으로 경기는 끝납니다.


3. 관전 포인트 1 - 사냐&월콧 Vs. 에브라&박지성

올시즌 사냐의 폼이 작년 만큼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파트너가 흘렙에서 월콧으로 바뀐 탓이 큽니다. 물론 개인 돌파 자체는 월콧이 더 빠르고 날카롭습니다만, 흘렙은 당장 뚫고 들어가지는 못해도 볼을 끌면서 오버랩한 사냐나 중앙의 세스크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콧은 흘렙과 달리 스피드를 살려 치고 들어가기 때문에 사냐가 공격에 가담할 시간을 주질 않습니다. 사냐의 수비 부담도 커졌죠. 그렇다고 월콧의 크로스가 그렇게 정확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월콧에게 바란 것은 에브라를 묶어주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박지성은 사냐가 막아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물론 오판이었죠.

오늘의 박지성은 최고의 컨디션이었고 왕성한 활동량과 패싱 센스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월콧은 에브라도 아닌 박지성의 밀착 마크에 특유의 돌파를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죠. 하지만 어쨌든 에브라는 박지성과 함께 월콧을 막아내느라 뜸한 모습을 보였고 사냐도 박지성에게 개인 돌파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간간히 오버랩해서 괜찮은 크로스를 보였습니다.


4. 관전 포인트 2 - 클리쉬&나스리 Vs. 네빌&호나우도
 
사실 이쪽 사이드에서 문제가 생길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호나우도는 발빠른 수비수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고, 클리쉬가 바로 그 발빠른 수비수들이었기 때문이죠. 전반 초반에는 뒷걸음질 치면서 호나우도에게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나스리의 첫골 이후부터는 클리쉬가 바짝 붙어서 호나우도를 잘 마크해줬습니다. 하지만 호나우도가 볼을 끄는 동안 오른쪽으로 쇄도해온 선수들에게 번번히 노마크 크로스 기회를 허용했는데 이것 까지 바란다면 그건 클리쉬가 분신 하라는 소리 밖에는 안되고, 나스리의 수비 가담이야 뭐 애초에 기대한 바가 없으니 잘 막아준 중앙 수비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편 아스날 입장에서 보자면 클리쉬-나스리 콤비는 나스리가 2골을 넣긴 했지만 내용면에서 그렇게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윙이 오버랩한 풀백에게 볼을 내주고 중앙으로 쇄도하는 특유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실종되었고 단지 나스리가 볼을 받으면 꾸역꾸역 끌면서 밀고 들어가는 모습만이 있었죠. 다만 호나우도도 나스리 못지 않게 수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네빌은 나스리를 잡기엔 좀 느렸으며 맨유 중앙 수비진이 벤트너에게 낚여서 나스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하파엘이 투입되면서 맨유가 힘으로 이쪽 사이드를 장악하려고 했지만 이미 아스날은 10백 역습으로 나왔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물론 하파엘이 골을 넣긴 했지만, 그건 딱히 전술상의 문제라고 볼 수 없는게, 워낙에 박스 안에 빽빽하게 몰려있었고 워낙에 잘 찼습니다. 하파엘이 선발부터 투입되었다면 경기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5. 관전 포인트 3 - 벤트너 & 디아비(사실 나스리) Vs. 퍼드난드 & 비디치

이건 뭐 벤트너에게 낚인 퍼디난드 비디치의 패배라고 밖에 볼 수가 없지요. 아까 언급한 것과 같이 06/07 신예 아데바요르를 얕보다가 크게 한방 얻어맞은 기억 탓인지 벤트너는 아주 잘 막았습니다만 그 덕택에 쇄도하는 나스리를 제대로 막지 못해 2골을 허용했습니다. 신장 193cm 짜리 대형 떡밥으로 188cm 짜리 월척을 둘이나 낚은 낚시의 달인 웽선달을 칭찬할 수 밖에요.


6. 관전 포인트 4 - 갈라스 & 실베스트레 Vs. 루니 & 베르바토프

갈라스 실베스트레 둘 다 부상으로 완전한 컨디션도 아니었고 키도 큰 편이 못됩니다. 베르바토프가 이 점을 노리고 좀 더 부비면서 루니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않고 오히려 볼을 받으러 아래쪽으로 계속 내려오면서 루니까지 같이 침묵해버렸습니다. 물론 루니가 전반에 괜찮은 찬스를 날려버린 것도 아주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죠. 테베즈는 몸으로 밀고라도 들어오려고 했습니다만 그땐 이미 10백이었습니다. 백작이 동료들을 좀 더 믿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7. 관전 포인트 5 - 세스크 & 데니우손 & 디아비 Vs. 캐릭 & 안데르손

양팀 모두 제대로 패스를 끊어낼만한 수비적 미드필더들은 없는 상황에서 사실 미드필드 공방전은 서로를 풀어주면서 매우 느슨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캐릭의 장거리 패스는 아스날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걸기 보다는 수비쪽에 무게를 두면서 나올 기회가 사라졌고, 안데르손은 시작하자 마자 질리언 특유의 테크닉으로 사이드를 뚫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긴 했지만 일단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아스날의 수비를 제대로 뚫어내지 못했고 날카로운 패스도 공급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패스 받을 쪽의 움직임도 좋지 않았지요.

아스날 미드필더들도 신통찮긴 매한가지였습니다. 데니우손은 성공률 100%의 매우 정확한 백패스를 보여줬지만 자신없는 횡패스 와 정신줄을 놓은 전진패스로 세스크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했고, 그나마 디아비는 가끔 나스리랑 스위칭 하면서 떡밥 역할을 해줬고 수비에서도 특유의 몸빵으로 도움을 주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미드필드에 3명을 쑤셔박으면서 기대한 모습이었을리는 만무하죠..

다만 세스크는 맨유의 중앙수비수들이 나스리를 놓쳐주면서 패스를 줄 곳을 찾았고 괜찮은 찬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웽거가 작년에 전문 홀딩이 아닌 플라미니와 세스크 조합으로 시너지 일으킨 것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데, 그나마 플라미니는 질베르투 실바만큼이 아니었을 뿐 세스크에게 부담을 지울 정도의 수비력이 아니었고 본인 자신의 활동량이 왕성한 편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플라미니 보다는 세스크 같은 타입인 데니우손을 기대하느니 쏭이 질베르투 실바 처럼 커주기를 기대하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 그 이전에 도대체 실바는 왜 내보냈단 말입니까..)


8. 평점

<아스날>

알무니아(6) - 수퍼 세이브는 없었지만, 실수도 없었다.

사냐 (6.5) - 지금은 무난하지만 작년엔 후덜덜이었다.

갈라스 (7) - 견고했다.

실베스트레 (7) - 전반 초반 백패스 미스 외엔 흠잡을 곳이 없었다.

클리쉬(6.5) - 호나우도의 천적 역할은 확실히 해줬다.

나스리 (8) - 템포를 끊어먹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경기는 혼자 지배했다.

데니우손(6) - 보이질 않으니 뭐했는지도 모르겠다.

디아비 (6.5) - 떡밥의 역할을 충분히 완수했다.

파브레가스 (7.5) - 소년 가장.

월콧 (6) - 빠르긴 한데.....

벤트너 (5.5) - 야망은 원대하나 결정력은 질좋은 떡밥.

(교체) 파비앙스키 (6) - 하파엘 골은 막으면 사기. 셋 피스 상황에선 알무니아보다 안심되더라.

(교체) 투레 (6) - 시밤쾅이 제대로 맞았으면 최소 0.5점은 더 받았을텐데.

(교체) 송 (6) - 뭔가 보여주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맨유>

반데사르 (6) - 두 골 모두 키퍼의 책임은 아니었다.

네빌 (5.5) - 첫골은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 하지만 그걸 만회하기엔 몸이 안따라주더라.

퍼디난드 (6) - 벤트너 떡밥에 낚인 188cm 월척

비디치 (6) - 벤트너 떡밥에 낚인 188cm 월척 (2)

에브라 (6) - 지난 4월에 비하면 확실히 약했다.

박지성 (7) - 최소한 어시스트 하나는 기록할 수 있었다.

캐릭 (5.5) - 조용했다.

안데르손 (5.5) - 뭔가 뛰긴 뛰는데 뭘 했는지는 모르겠다.

호나우도 (6) - 클리쉬에게 꽁꽁 묶인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박지성의 그 패스는 넣어줬어야 했다.

베르바토프 (5) - 키가 아깝다.

루니 (5) - 처음 쏘아올린 홈런에 경기 내내 발목을 붙잡혔다.

(교체) 하파엘 (7) - 골을 넣지 못했어도 7점을 받을만한 퍼포먼스.

(교체) 테베즈 (5.5) - 루니보다는 나았다.


by 고금아 | 2008/11/09 01:56 | 경기 리뷰 | 트랙백 | 덧글(5)

2008년 10월 4일 선더랜드 - 아스날 리뷰

보다보다 열불나서, 잡설 다 때려치고 본론만 쓰겠습니다.

1. 우리 컨텐더 맞아?
오늘 벵거는 원래의 포메이션은 4-4-2 대신 쏭-파브레가스-데닐손의 3미들 위에 페르시-데발신-월콧의 3미들로 경기를 꾸렸습니다. 이게 모든 문제의 시발점입니다. 페르시가 국대에서 윙포 역할을 소화한다고는 하지만 네덜란드 국대의 3포워드는 니스텔루이가 중앙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다른 한명의 윙포워드들이 페르시와 좌우를 바꿔가면서 활발하게 스위칭 합니다. 벗뜨 하지만 아데바요르는 니스텔루이 처럼 가운데에 박혀있기 보다는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편입니다. 특히 지공 상황에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부대끼기 보다는 거의 밖으로 나와서 수비를 끌어내려고 하죠. 그리고 월콧도 좌/우 스위칭을 하는 타입도 아닐 뿐더러, 로벤처럼 없는 공간을 비틀어 여는 타입이 아닙니다. 포지션은 같지만 전혀 다른 생소한 역할을 맡기니 당연히 페르시도 버벅댈 수 밖에요.

그런데 이게 페르시의 문제라기 보다는 웽어의 패착이라고 봐야 합니다. 아무리 로시츠키가 장기 부상을 끊고 있고, 나스리가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좌부에가 있었습니다. 혹은 벨라도 있었구요. 애초에 데닐손-세스크 내지는 송-세스크가 못미더웠다면 차라리 여름에 보강을 했어야지요. 아무리 원정이라지만 빅4도 아닌 팀을 상대로 미들 털릴게 무서워서 익숙한 원래 포메이션을 버리고 어설픈 4-3-3 할거였으면 차라리 우승을 입에 담질 말든가 말입니다.


2. 미운 오리 새끼 데니우손
흔히들 하는 말 중에 수학에서는 1+1=2 이지만 축구에서는 1+1이 0이 될수도 있고 3이 될 수도 있다고 하죠. 오늘 경기에 비춰 말씀드리자면, 1+1+1 = 1.5 였습니다. 쏭은 그나마 나았습니다. 원더골 장면에서 버벅대긴 했지만, 그만큼 공간을 열어준 수비수들 책임도 있고, 그전까지 일단은 미들에서 볼 커팅하고 공격시 틈 봐서 지원한다는 롤을 잘 수행했습니다. 문제는 데닐손이었죠. 얘는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아직까지 자기가 뭘 해야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쏭+세스크를 믿고 아예 공격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스크 뒤에서 충실하게 받쳐주는 것도 아니고. 세스크보다 앞에 서서 욕심은 많은데 정작 하는 일은 없어요. 결국 세스크만 공수 양면에서 설거지 해주다가 볼장 다보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틈이 나면 공격하는 세스크가 정말 대단하긴 합니다만, 그것도 한계가 있지요. 실제로 데니우손이 빠지고 공격이 되는 나스리가 부담을 덜어주니까 세스크가 덩달아 살면서 공격이 살아났죠. 나스리 왼쪽에 박아놓으면 그래도 흘렙 처럼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편이라 수비도 그렇게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데니우손이 플라미니처럼  이 악물고 뛰지 않을거면, 아예 세스크 짝으로는 쏭을 붙여서 수비 부담이라도 덜어주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3. 도대체 벤트너는 왜 넣은겨..
최근 웽감독 교체 전술은 눈에 빤히 보입니다. 60분 넘고 공격 실마리가 안풀리면 벤트너부터 넣고 줄창 올려대지요. 이게 참 말이 안되는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암만 박스 안에 벤트너 데발신 넣어봤자 크로스가 개발인게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단 전문적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타입의 윙어는 가져본 적도 없구요, 월콧 클리쉬로 낮은 크로스 올릴거면 벤트너 넣을 의미가 없었고 결국 기대할만 한 것은 사냐 크로스 뿐입니다. 그런데 사냐 크로스 잘 올리는 것 같지만 그래봐야 작년 어시스트가 4개거든요. 사냐 크로스 - 데발신이나 벤트너가 밀어넣은 장면들이 극적이어서 기억에 남긴 하지만 그다지 확률이 높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볼이 제대로 돌지를 않고 있고 수비가 박스 밖으로 끌려나오질 않는데 부정확한 크로스 올려봐야 뭐합니까.


4. 나스리는 또 왜 안넣은겨...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벤트너 넣고도 열리지 않던 선더랜드의 수비는 나스리를 투입하면서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리드비터의 원더골 때문에 빛이 바래긴 했지만요. 이전까지 선더랜드 수비는 간단했습니다. 일단 박스 안에 몇명 우겨넣습니다. 멀찌감치 있는 쏭은 가까이 올 때 까지 내버려두면 되고, 풋내기 데니우손은 무시하면 됩니다. 결국 경계할 것은 파브레가스의 패스와 데발신의 퍼스트 터치였습니다. 나스리가 투입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기 시작했죠. 나스리의 드리블과 패스와 슛을 모두 경계해야 합니다. 슬램덩크 산왕전에서 그런 말이 있죠? 디펜스는 경우의 수가 많아질수록 힘들어진다구요. 어차피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던 데닐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일단 파괴력이 있는 나스리가 들어가자 선더랜드 수비가 삐걱대면서 틈새가 생겼습니다. 나스리를 선발로 투입했거나, 후반 초반에만 넣었어도 이 경기는 잡았습니다. 하다못해 패스마스터 좌부에만 넣었어도 이렇게 종료 직전에 동점골 넣고 환호하지는 않았을 거란 말입니다.


5. 안사는건 그렇다고 치자. 있는거라도 잘 쓰자.
이전까지는 그래도 변명의 여지는 있었지요. 가뜩이나 선수층 얇은데 부상까지 당하니까 베스트 11 꾸리기 힘들었다.. 오늘은 뭡니까? 멀쩡하게 왼쪽에 세울 수 있는 에보우에와(물론 한경기 가지고 속단하긴 힘듭니다만) 부상에서 돌아온 나스리가 있었고, 벨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웽어는 자기가 미들 충분하다고 플라미니 자리 안채워놓고는 닐손이만 넣자니 수비가 불안하고 쏭만 넣자니 공격이 불안하다고 한꺼번에 셋 밀어넣고서는 공격이 안풀렸거든요. 그래놓고 말은 잘하지요. 우승을 노리고 있다구요. 우승 노린다고 말하는 팀 치고, 빅4가 아닌 팀 상대로 미들 털릴까봐 무서워서 주 포메이션 버리는 팀 못봤습니다. 헐시티 전도, 풀럼전도 수비가 부실해서 진 것이 아니었어요. 공격을 하긴 하는데 세스크 외에는 공격이 잘 나오질 않으니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되지도 않는 공격 줄창 하다가 역습당해서 진거죠. 그렇다고 믿을만한 수비수를 채워넣은 것도 아니고. 도대체 웽감독 요즘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by 고금아 | 2008/10/05 01:37 | 경기 리뷰 | 트랙백 | 덧글(3)

2008년 9월 20일 볼튼-아스날 리뷰

0. 리복 스타디움 방문.

순위나 팀 분위기, 홈-어웨이와 관계 없이, 꾸준히 아스날을 괴롭히는 팀들이 여럿 있습니다. 요 몇년사이 적응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피지컬이 강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미드필드에서부터 몸으로 부딪혀오는 이런 팀들에게는 유독 고전 해오곤 했죠. 특히나 원정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번에 방문한 리복 스타디움의 주인 볼튼 원더러스가 바로 이런 팀들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현지 시간으로 17일 챔피언스 리그 원정을 다녀온 뒤 고작 3일 쉬고 치르는 경기. 우크라이나에서도 썩좋지 않은 경기를 보여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쳐져있는 상황에서, 웽거는 미드필드에 데니우손, 에보우에, 파브레가스, 송을 배치합니다. 일단 포메이션 상으로는 데니우손과 송이 중앙을 담당하고 에보우에가 왼쪽, 파브레가스가 오른쪽을 담당하는 모양이었습니다만, 파브레가스는 우측으로 배치되어도 중앙으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파브레가스와 데니우손이 서로 자리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1. 홈팀의 우세.

경기 시작하자마자 일방적인 홈 관중들의 응원, 원정 3연전의 피로, 익숙치 않은 4미들의 조합, 홈팀의 우세한 피지컬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경기 초반 볼튼이 아스날을 밀어붙이다가 결국은 14분 케빈 데이비스의 머리에 맞은 코너킥이 알무니아의 손과 클리쉬의 머리를 지나 골네트를 흔들고 맙니다. 놀란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한 것부터 시작해서 투레가 데이비스보다 앞에 있었는데도 제공권에서 밀리는 등 총체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코너킥으로 졌던 풀햄전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2. 어웨이 팀의 폭풍같은 반격

선제골을 내주고 나자 겨우 정신이 들었는지, 아스날의 움직임이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아데바요르, 쏭이 연속해서 포스트를 맞추면서 경기의 주도권은 완전히 아스날로 넘어가고, "방귀가 잦으면 응가가 나온다"는 PGA 최경주 선수의 우승 소감 마냥 결국은 26분 27분 에보우에와 벤트너가 동점, 역전에 성공합니다. 동점골 장면은 사실 에보우에의 오프사이드였습니다만, 부심이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아스날의 행운이었습니다.


3. 점유율 77-23의 전반 종료.

여세를 몰아 아스날이 거칠게 몰아붙이고 볼튼이 힘겹게 막아내는 사이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보통 왠만큼 우세한 경기에서도 점유율이 60% 대인데, 무려 77%의 점유율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스날의 공격을 막는다고 볼튼이 수비진을 아래로 끌어내리면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것이 역시 첫번째 이유였지요. 두번째 이유는 수비수를 많이 배치하긴 했지만 공격을 완전히 틀어막을 정도로 패널티 에어리어에 빡빡하게 배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맨마킹을 제대로 붙이지 않고 어정쩡한 지역방어를 펼친 덕에 아스날 선수들이 노마크로 쉽게 쉽게 패스를 받을 수 있게 내버려뒀던 것입니다. 수비의 기본은 1. 패스를 주고 받지 못하게 하고 2. 패스를 주고 받더라도 다음 동작을 방해하는 것인데 볼튼은 이 두가지를 모두 놓쳐버린 거지요.


4. 후반 볼튼의 대공세

하지만 후반 들어 놀란과 가드너를 앞세운 볼튼이 거세게 밀어붙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볼튼에게로 넘어갑니다. 전반 막판 클리쉬가 부상당하면서 웽어가 사냐를 왼쪽에 배치하고 클리쉬와 교체한 주루를 오른쪽에 배치한 것이 화근이었죠. 양쪽 모두 수비에서는 큰 실책이 없었습니다만 각자 자기 포지션이 아닌 터라 공격력이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좌우 돌파는 모두 풀백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스날 전술의 기본인데 이 기본이 무너지자 공격이 마비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전반 몰아붙일 때 팀 전체가 오버페이스 한 듯 후반들어 아스날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소진된 것도 문제였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기본이고, 정상적인 패스를 줬는데도 따라가다가 다리 힘이 풀려서 놓치는 경우도 발견되었죠. 결정적으로 화면에 뛰어다니는 선수가 보이지 않을 만큼 활동량이 완전히 바닥이었습니다. 미들에서 패스도 안되고 압박도 안되면서 완전히 미드필드를 내줍니다만, 알무니아와 투레의 활약으로 근근히 버텨냈습니다.


5. No. 14 월콧

까딱하다가는 동점 혹은 역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자 벵거는 벤트너를 빼고 체력 안배를 위해 아껴두었던 월콧을 투입합니다.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 볼을 운반할 수 있고, 또 혼자서도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고속 드리블러가 투입되자 아스날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5명을 제치면서 데니우손에게 기가 막힌 어시스트를 제공하면서 볼튼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볼튼으로서는 바로 그 1분 전, 바즈테가 천금같은 1:1을 놓친 것이 아주 두고두고 후회스러웠을 겁니다. 결국 3-1로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6. 텔레토비 센터백 친구들...

센터백들의 키가 작은 것은 투레-갈라스 라인이 완성된 06/07 시즌부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우리 벵감독은 당췌 손을 볼 생각을 않고 있습니다. 지난 블랙번 전에서도 산타 크루즈가 제대로 못맞춰서 다행이었지, 제대로 맞았으면 2~3골은 헌납했을 터였죠. 은별이도 183cm, 쏭도 183cm, 센데로스는 이적이 거의 확정적이고(밀란에서 잘하면 밀란 이적할테고, 못하면 돌아와도 주전감이 못되겠죠.) 남은건 192cm 짜리 주루 뿐입니다. 이번에 장기계약을 맺은 것을 보면 그래도 센데보다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팬으로써 갑갑할 따름입니다.


7. 괜찮은 초반 페이스.

어쨌든 쉽지 않은 리복 스타디움 원정에서 3-1로 승리하고, 첼시와 맨유가 비기면서 현재 5경기 4승 1패 승점 12점으로 선두에 올라섰습니다. 지난 시즌 내내 기복없이 세컨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던 흘렙과 중원의 핵심이었던 플라미니를 동시에 잃고서도 제대로 선수를 보강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괜찮은 성적입니다. 다행히 클리쉬는 타박상이었고, 이번주부터는 쉐필드 유나이티드 - 헐 시티 - 포르투로 이어지는 홈 3연전이기 때문에 일단 칼링컵에 꼬꼬마들 내보내고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클리쉬의 백업인 은별이도 부상이 잦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클리쉬가 없을 때의 왼쪽 공격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8. 선수 평점.

(1) 알무니아 7/10 - 병주고 약주고.
지난 시즌 괜찮은 활약을 했음에도 알무니아가 아스날에 어울리는 키퍼는 아니라는 평을 듣는 것은, 지지난 시즌까지의 악몽도 악몽이지만 지난 시즌에도 '막을 수 없는 공을 막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탓이 크다.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정적인 슛을 여럿 막아내긴 했지만 또한 펀칭 미스로 결정적인 위기를 부르기도 했다. 본인은 바즈테의 슛을 막아낸 것으로 쌤쌤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건 알무니아가 잘했다기 보다는 바즈테의 실축이라고 봐야 한다.

(2) 사냐 7/10 - 사냐가 왼쪽으로 간 까닭은....
기복없고 단단하며 매섭다. 하지만 그런 사냐도 왼쪽으로 가니까 평범해져버렸다. 벵거는 '왼쪽에서도 뛸 수 있다.'와 '왼쪽에서도 뛰어나다'의 차이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3) 갈라스 6/10 - 언제나처럼.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안정적이었다. 경기 초반 남의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구석에서 볼 돌렸던 모습은 좀 무서웠다.

(4) 투레 7/10 - 싸구려 헤딩과 명품 태클
선제골을 내줄 때 케빈 데이비스에게 완전히 눌려버린 것은 뼈아픈 실책. 하지만 후반전 기가 막힌 명품 태클로 팀을 위기에서 잠깐 구해냈다. 뒤에서 태클이 들어가는 순간 얄짤없이 PK 생각했지만 그 상황에서도 볼만 따내는 신기를 보여줬다. 전반 헤딩이 없었다면 평점 8. 후반 그 명품 태클이 없었다면 평점 5였을 지도.

(5) 클리쉬 7/10 - 페르시 보고 놀란 가슴 클리쉬 보고 놀란다.
클리쉬가 빠지자 왼쪽 공격이 무너졌다. 그리고 팀 전체가 밀렸다. 이 이상 그의 비중을 말할 수 있을까? 얘도 왕년에 장기 부상 경력이 있던 터라 발목 잡고 실려나가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6) 파브레가스 8/10 - 진화하는 천재.
실바의 보호 아래에 무럭무럭 자라난 소년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별도의 홀딩 미드필더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부터는 데니우손의 뒤를 받치면서도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다음 성장이 기대된다.

(7) 쏭 7/10 - 이런 애를 센터백 백업으로 쓰고 있었으니...
찰튼 임대 가서 에이스를 먹었지만 돌아와서는 벤치 신세. 아프리칸 네이션스 컵에서 베스트 11에도 꼽혔지만 돌아오니 센터백 백업에 89분 투입되던 굳히기 신세. 이번 시즌, 플라미니의 이적으로 미드필드에 자리가 생기면서 간간히 출장하고 있다. 파브레가스나 데니우손 처럼 화려한 맛도 없고 실바같은 탄탄함도 없으며, 플라미니같은 부지런함도 없지만 간간히 패스를 끊고 찔러주는 패스가 좋았다. 이제 아스날에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는 필요 없나 보다. 포스트를 맞춘 것은 실수라고 탓할 수 없지만, 돌파하지도 못할 거면서 볼을 질질 끌다가 패스 타이밍 놓치고 역습 타이밍 놓치고 백패스 하는 부분이 자주 보였던 것이 옥의 티.

(8) 데니우손 8/10 - 스탯의 데니우손.
데니우손이 이번 시즌 끔찍했던 경기는 에보우에와 짝을 맞췄던 풀햄전 뿐. 파브레가스 이후로는 파브레가스 * 0.9 정도의 모습을 보이면서 활약하고 있다. 오늘도 파브레가스와 프리롤 비슷하게 움직이면서 괜찮았다. 다만 가끔 뜬금없이 정신줄 놓은 패스 하는 부분은 정말 고쳐야 한다. 아참, 이 경기로 데니우손은 리그 5경기 2골 3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리그 30경기를 뛴 플라미니보다 1골 적고 1어시스트 많은 기록이다. 이미 기록상으로는 데니우손이 플라미니를 완벽하게 대체했다. 기록상으로는 말이다.

(9) 에보우에 8/10 - 그랜드 슬램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블랙번전 후반전에 깜짝 왼쪽 윙으로 나왔던 에보우에, 이번엔 아예 선발 왼쪽 윙으로 출전했는데 지난 뉴카슬전 노룩 힐패스보다 더 뜬금없는 골까지 기록했다. 니가 정녕 그 세밀함이 부족하던 에보우에였단 말인가. 툭툭 치면서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와 공격수들에게 넘겨주는 움직임이 매우 좋아졌다. 볼튼전의 모습은 그동안 봐온 경기중 단연 최고. 패싱마스터로서의 재능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재능은 클럽 내 탑일 듯.

(10) 아데바요르 7/10 - 결정적인 순간에 자비를.
포스트 맞춘 것도 맞춘 거지만 그 전에도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먹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여전히 폭넓게 움직이면서 수비를 흔들어줬고 동료들이 뛰어들 수 있게 발판을 잘 만들어 줬다. 그놈의 자비만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참, 볼튼전에선 신무기 킬패스도 여럿 보였다.

(11) 벤트너 7/10 - 가자미가 되어라.
득점도 해줬지만 킬패스도 여럿 해줬다.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팀의 에이스 스트라이커가 페널티 밖에서 땀빼고 있는데 본인은 안에서 있었다는 것. 노가다도 좀 나눠 지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텐데 아쉽다.

(12) 월콧 8/10 - 나 아스날 14번이야!
지난 시즌까지 봐온 월콧은 앞에 공간이 있어야 힘을 발휘하는 타입이었다. 발은 빠르지만 그 속도를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해 쫓아오는 수비를 뿌리칠 순 있어도 앞에 있는 수비를 벗겨내긴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볼튼전에선 5명의 수비수를 농락하면서 그림같은 어시스트를 만들어냈다. 지난 뉴카슬전 벨라가 중앙에서 드리블 하는 거 보고 월콧도 저거 좀 배웠으면 했는데 그대로 완수해냈다. 경기가 안풀릴 때 생각 나는 사람. 그래서 불러냈더니 한건 해주는 사람. 과연 아스날 14번이었다.


by 고금아 | 2008/09/23 02:29 | 경기 리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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